말문을 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대화를 하다보면 말을 끊고 들어가야 할 때도 있고, 들어야 할 때가 있다. 그 상황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대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하는 것은 그 커뮤니케이션에 내 자신이 참여하고 있지 못할 수가 있다. 기다림, 경청 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상당히 중요하다. 다만, 자신이 말문을 여는 타이밍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이런 경우들이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기 혼자 이야기를 독차지하고 계속 늘어 놓는 사람, 공통된 주제를 꺼내지 못해서 엄숙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고,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의 말을 듣다가 그 대화 자체를 포기하고 딴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글 중에 가장 인상이 깊은 부분은 다음의 부분이다.
적어도 세상 모든 사람에 대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식하여, 대부분의 생각을 거부하거나 비판하거나 하는 배타적인 자세 없이 일단 들을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어떤 사람이 한 말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가슴으로 공감할 수는 없어도, 그 사람의 생각을 듣는 것, 들어주는 것,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세상과 사람을 향해 진정으로 열려 있는 사람이다.
말문을 여는 타이밍을 잡아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영어실력을 말할 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듣겠는데 도대체 한 마디도 못하겠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독해는 되는데 회화가 안 되는 것이다. 문법은 줄줄 꿰고 있지만, 별 것 아닌 짤막한 단어로라도 도전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토로한다. 완벽한 문장으로 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시원한 말문 트기를 가로막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단어 하나로도 통할 수 있다. 심지어 ‘바디랭귀지’로도 통할 수 있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좋은 대화가 처음부터 훌륭한 화제로 시작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가벼운 화제, 통하는 화제가 좋은 대화의 물고를 트는 견인차가 된다.
상대방의 ‘관심 키워드’를 잡아라 아무리 말수가 적은 여자라도 결혼을 하여 ‘엄마’가 되면 말이 전보다 많아진다고 한다. 놀이터에 나갔다가 “이 아이는 몇 개월 됐어요? 우리 아이보다 커 보이는데” 이렇게 말문을 트는 일은 아기를 둔 엄마들 사이에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소가 놀이터가 아닌 다른 곳이라고 해도 엄마들은 ‘아이’라는 공통화제로 크게 낯가림을 하지 않는다.
공통의 화제는 사람 사이에 가장 부작용이 없고 활기찬 대화로 이끄는 좋은 이야깃거리다. 다양한 직업, 다양한 계층,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만나고 교류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려면 이 공통된 화제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업데이트해 나가야 한다. 직장상사나 동료들은 얼마만큼은 취향이나 취미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좋아하는 화제로 말을 꺼내면 대화가 한결 부드럽고 속도가 생긴다. 야구를 좋아하는 최부장님, 영화광인 총무과 김과장, 대학원에서 MBA를 하고 있는 윤대리, 최근 출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대리 등등 그들이 좋아하는 것이나 최근 관심사에 즐겨할 이야기로 말문을 열어보자.
물론 그들의 입맛대로 모든 것에 정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심을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애정만 가져도 좋다. 어디서 흘려들은 유머라도, 어디선가 스치듯 본 신문기사라도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그들에겐 나름의 정보가 될 수도 있다. 일단 타인의 관심사나 두 사람의 공통 화제를 한 마디 던져놓기만 한다면 다음 대화는 한결 수월하게 이어갈 수 있다.
말문 여는 타이밍을 잡아라 그렇다면 어떤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할까. 타이밍은 대화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통성명 전이라도 가벼운 칭찬이 가장 무난하다. 간단한 칭찬이 상대를 기쁘게 하고 분위기도 풀어주는데, 평소에 상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좋다. 가령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전공자라면 그가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면 그곳에 들어서서 곧이어 “사무실이 갤러리같이 멋지네요”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 이야기는 말을 받은 사람이 이어가게 되는데, 그 화제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색해지지 않는다. 때로는 들어주는 일만으로도 당신은 ‘통하는 사람’으로 점수를 딸 수 있다.
또 친해지고 싶은 직장동료가 있다면 그가 듣고 싶어 할 말을 적절한 시간에 해줌으로써 호감을 살 수 있다. 아주 힘든 일을 다 마쳤다는 신호가 나타날 때는 수고의 말이나 찬사의 말을, 상사가 그에게 칭찬의 말을 할 때는 함께 동감의 맞장구를, 업무적인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그가 어떤 일을 잘해냈을 때를 상기시키며 격려를 해준다.
그러나 동료나 상사에게 더없이 말을 조심해야 시간이 있는데, 그들의 상사에게 업무적인 비판이나 비난으로 아주 기분이 가라앉거나 흥분해 있거나 마음이 상해 있을 때다. 위로하겠다고 곧바로 대화를 시도하다가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 있으므로, 하루 업무를 다 마친 이후나 조금 시간을 두고 메모를 통해 위로의 시간을 마련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다.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하느냐가 성패의 반을 가른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자. 그리고 말을 하기 전 짧게라도 고민하자.
‘통하는 사람’의 이미지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았어도, 나와 취향이나 관심사는 달라도, 성격이나 업무스타일은 달라도 ‘왠지 저 사람에겐 무슨 말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통할 것 같은 사람’의 이미지인데, 타인에게 그런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예의를 버리지 않는 한 누구에게 무슨 말로 대화를 시작한다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통하는 사람’의 어떤 모습일까. 적어도 세상 모든 사람에 대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식하여, 대부분의 생각을 거부하거나 비판하거나 하는 배타적인 자세 없이 일단 들을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어떤 사람이 한 말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가슴으로 공감할 수는 없어도, 그 사람의 생각을 듣는 것, 들어주는 것,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세상과 사람을 향해 진정으로 열려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보통 ‘무거운 입’도 함께 가졌다. 상대가 말한 내용을 쉽게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함부로 말을 옮기지도 않는다. 공감하는 부분에선 흔쾌히 공감을 표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도 함부로 재단하고 평가하여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거나 상처주지 않는다. 이것은 대화의 기술이자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이미지 관리다.
‘통하는 사람’의 이미지로 남들이 눈치 채지 않게 서서히 나를 리모델링하자. 당신이 타인에게 건네는 말마다, 대화의 골짜기 굽이굽이마다 신비한 통풍(通風)을 느낄 것이다.